전라도에 폭설이 내리고 운전하고 있는데 .. 60중 추돌 사고가 났다는 


무시무시한 사고 소식이 라디오로 들리고...


전주에 사는 친구 말로는 40센티나 눈이 내렸다고 하던데..


그런 이야기를 들어가며 운전을 하기란 참으로 무서웠다.


초행길이라 더 그런 것일지도.


먹고 사는 게 뭐라고 이 눈에 이런 길을 꾸역꾸역 운전해야하는가, 


나도 우리집 귀한 자식인데! 뭐 그런 쓸데없는 설움이 복받쳤는데


아마도 두려움을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에 그 감정을 


설움으로 돌린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눈 앞에서 몇대나 경미한 사고가 났고


덜덜 거리며 무조건 천천히 가다보니 어느 새 도착.


경기권에 오니 언제 그랬냐는 듯 거리가 말끔했다. 


살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


2009년의 폭설 때 초보의 몸으로 죽전에서 동대문까지 


운전해서 가야만 했던 어느날 밤..


눈 앞에서 트럭과 승용차가 세바퀴를 빙그르 빙그르 돌다가 


이내 가드레일에 쿵 하고 박히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봤고...


40분이면 갈 거리를 4시간이 걸려서야 도착했던 ...


안 갈수도 없고 더 갈 수도 없던 진퇴 양난의 그 겨울이 생각나서인지 


도착하고 나니 추위에 두려움에 경직됐었을 모든 근육에서 통증을 호소했다. 







안 그래도 한의원을 가는 날이기도 하고..


내가 다니는 한의원은 일반 한의원은 아니고 피부나 비만 등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병원인데


서현역에 있는 피브로 한의원..


근육통 때문에 쉴까 하다가 그래도 이왕 예약한 거 괜히 미루기도 뭐해서 


꾸역꾸역 들렀다. 


관리하는 분이라 수다 떨다가 여기 저기 몸도 아프다고 하니 


원장님이 부러 진맥도 해주시고 침도 놔주시고...


프랜차이즈 한의원 잘 못믿는 편인데 여긴 진짜 괜찮은 것 같다..


인생 한의원으로 ..ㅋㅋ 일반진료도 아예 보는 병원이면 더 편하게 자주 갈텐데 ㅋ







따뜻하게 댑혀있어서 누우면 늘 기분 좋은 한의원 침대에 누워


우리 집에 걸어도 예쁠 것 같은 커텐을 보다가 


따뜻함과 노곤함, 근육이 풀리는 느낌에 마사지를 받으며 잠이 든 날.


과장을 섞어 살아있으니 좋다는 생각도 들고..


그냥 눈 뜨면 집이었음 좋겠단 생각도 들고 


어쩜 아무 생각이 안 들었던 걸 수도 있고... 


겨울아 얼른 좀 지나가라 ㅠㅠ 


눈길 사고 얘기 좀 그만듣고 싶어라... 








Posted by 주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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